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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코로나 중증 환자 23%가 당뇨 '고혈당의 경고'
글쓴이 관리자 (IP: *.193.226.141) 작성일 2020-11-03 00:00 조회수 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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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코로나 중증 환자 23%가 당뇨 '고혈당의 경고'


매일신문 배포 2020-11-03 13:41:09 | 수정 2020-11-03 22:12:27 |


"혈당 조절 안되면 중증 악화 가능성"…당 관리 양호한 경우, 위험성 감소

당뇨병력 없어도 공복혈당 169 이상이면 사망 위험↑

고혈당 자체가 바이러스 감염 예후에 영향

지난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사를 위해 진료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대규모 감염사태를 겪은 여러 나라의 역학적 특징과 사례에 대한 학계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브리티시메디컬저널(British Medical Journal) 등 발표에 따르면 대체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후 중등도 및 중증 환자의 비율은 약 20%였다. 코로나19 환자가 중증으로 진행하는 데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나이였다. 고령일수록 예후가 나쁘다는 사실은 일관되게 나타났다. 또 당뇨병, 고혈압 등 동반 기저질환도 중증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국내 3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가 약 500만명, 당뇨 전단계까지 포함하면 '당뇨인구'가 1천만명으로 추산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자칫 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는 당뇨 환자의 건강관리에 대해 알아본다.

◆당뇨병 환자는 왜 감염에 취약한가?

당뇨병은 감염성 질환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 폐렴이나 봉와직염 같은 세균성 감염, 결핵과 인플루엔자와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 더 취약하며,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할 가능성도 높다. 신종플루, 사스나 메르스가 유행했던 시기에도 고혈당은 당뇨병 환자를 감염에 취약하게 만들고 나쁜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위험인자로 보고됐다.

당뇨 환자들의 감염 취약성에 대한 정확한 기전은 더 많은 연구들이 필요하지만, 가장 가능성 있는 설명은 급성 또는 만성적으로 혈당이 높아지면 백혈구 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외부로부터 침입한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체계가 약화된다. 또한 포도당이 바이러스 활성화에 중요한 에너지원이므로 비정상적으로 높은 혈당이 바이러스 활동과 증식을 촉진시켜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병 관리가 느슨해져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염이 발생한다면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더 잘 감염된다는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최근 영국에서 33만 7천명을 분석해보니 당뇨병 환자 중에서도 혈당 조절이 불량(당화혈색소 8.7% 이상)했던 경우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1.9 배가량 증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당뇨병 진단을 받지 않았지만 당뇨병이 숨어 있었던 경우는 정상인에 비해 감염 위험이 2.7배나 높았다.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는 무조건 코로나 바이러스에 더 잘 걸리는 것은 아니며,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위험요소를 잘 찾아내고 개인 위생과 마스크 착용을 성실히 한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대구지역 코로나19 사태 당시의 사례들

영남대병원 호흡기내과 안준홍 교수팀과 내분비대사내과 정승민, 문준성 교수팀은 '당뇨병이 COVID-19 환자의 경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해 국제 학술지인 당뇨병과 대사저널(Diabetes and Metabolism Journal)에 보고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영남대병원에 입원한 110명의 집중치료 환자에게서 가장 많은 기저질환은 고혈압 (33.6%)과 당뇨병(26.4%)이었다. 이어 심뇌혈관질환(12.7%), 암(5.5%) 등의 순이었다, 당뇨병이 있을 경우 사망, 호흡부전, 패혈성 쇼크, 중환자실 입원 등의 심각한 상태로 진행하는 경우는 비당뇨인보다 훨씬 많았다.

연령, 성별, 흡연, 고혈압이나 암, 만성 폐질환과 같은 기저질환 등 이미 알려진 위험인자들을 보정한 뒤에도 당뇨병 환자는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10배 이상 높았다. 당시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 주를 이루었고 환자 표본 수가 적다는 한계는 있지만, 코로나19 감염 예후에 당뇨병이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국내 최초 보고라는데 의의가 있다.

또 대구지역 5개 대학병원 당뇨병 전문의들과 대구시의사회가 코로나19 중증 입원환자 1천58명을 대상으로 분석해보니 당뇨병 환자 비율이 약 23%였다. 당뇨병 환자 그룹에서 다른 기저질환(고혈압, 심뇌혈관질환, 암, 만성폐질환) 유병율은 비당뇨 환자 그룹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연구에선 다른 기저질환 영향력을 제거한 후, 코로나19 당뇨병 환자가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은 비당뇨인보다 1.4배, 사망 위험은 2.4배 더 높았다. 당뇨병 환자의 사망 위험은 70세 미만에서는 차이가 없었지만 70세 이상에서는 3.3배나 늘어 고령 당뇨병 환자들은 감염예방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당뇨병 병력이 없더라도 '혈당 이상'은 중요한 예후지표가 될 수 있다. 영남대병원과 경북대병원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입원환자의 당시 혈당치가 사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고 국내 최초로 보고했다. 공복 혈당이 169mg/dL 이상으로 높았던 환자들은 미만인 군에 비해 사망 위험이 더 높았다. 또한 혈당이 10mg/dL 증가할 때마다 위험성이 15% 가량 증가했는데, 당뇨병 병력이 없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환자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당뇨병에 관계없이 숨어있는 고혈당 자체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나쁜 예후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모든 당뇨병 환자가 위험한 것인가? 다행히 혈당 관리가 양호한 경우 위험성이 감소한다. 문준성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동물실험에서 고혈당에 의해 약화된 면역세포 기능은 포도당 농도를 정상 범위에 가깝게 조절했을 때 다시 회복했다"면서 "중국 후베이성에서 발생했던 코로나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혈당조절이 잘 되었던 그룹은 사망과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현저히 낮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시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예방 지침

기본적인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잘하고, 사람이 많은 곳 방문을 최소화하자. 혈당 측정을 소홀히 하지 않고 수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실내에서 동영상 사이트를 이용한 홈트레이닝을 권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컨텐츠들이 많아 본인 수준에 맞게 시간과 강도를 선택할 수 있다.

식사도 배달음식들이 보편화되면서 인스턴트나 당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기가 쉬운데 가능하면 직접 조리한 음식을 먹는 것이 최선이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적절한 혈당 목표는 공복혈당 130mg/dL 미만, 또는 식후 1-2시간 혈당 180~200mg/dL 이하로 유지하자. 당뇨약을 빠트리지 않고 꾸준히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혈당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문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감염에 취약할 수 있지만 과도하게 불안해 하기보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철저한 식단관리, 운동 그리고 지속적인 약물복용의 원칙을 지키는 것이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내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도움말 문준성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문준성 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이석수 기자 s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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