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계 건강, 생후 수개월 안에 결정된다"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등록 2021-06-21 13:5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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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1형 당뇨병, 크론병과 같은 자가면역 질환은 미국과 유럽의 아동·청소년에게 유난히 많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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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사막 남쪽 아프리카 등 소득 수준이 낮은 지역에선 상대적으로 이런 사례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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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 질환의 발생 위험은 대체로 유아기에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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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개 유아기에 항생제를 많이 쓰면 천식 위험이 커지고, 모유 수유가 자가면역 질환 예방에 좋다고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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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면 왜 자가면역 질환이 덜 생기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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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과학자들이 모유 수유가 이런 효과를 내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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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는 장의 미생물 총이 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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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장내 균이 모유에 풍부한 HMO(모유 올리고당)를 잘 분해하면 혈액 및 장의 염증이나 면역 기능 이상이 훨씬 덜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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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UC 데이비스(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네브래스카대, 네바다대 등과 협력해 진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17일(현지 시각) 저널 `셀`(Cell)에 논문으로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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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의 초점은 신생아의 면역계가 출생 후 수개월 내에 노출되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환경 요인에 어떻게 적응해 구체화하는지 규명하는 데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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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신생아는 복합 당분인 HMO를 스스로 소화해 흡수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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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모유에 HMO가 많이 들어 있는 건 면역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장 박테리아의 진화적 이익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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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피더스균(Bifidobacteria)도 그런 세균 종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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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자가면역 질환 발생률이 낮은 국가의 모유 수유 아기는 대체로 장에 비피더스 유산균이 많다는 연구 보고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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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의 교신저자인 카롤린스카 의대의 페테르 브로딘 소아 면역학 교수는 "비피더스균은 HMO를 특별히 잘 분해할 뿐 아니라, 모유를 먹는 아기의 장에서 증식해 면역계 발달에 유익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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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딘 교수팀은 2014~2019년 카롤린스카 대학병원에서 태어나 모유를 수유한 신생아 208명의 혈액 샘플로 면역계 발달 상태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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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대가 시험한 대조군의 경우 모든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면서 절반만 HMO를 잘 분해하는 비피도박테리움 인판티스(Bifidobacterium infantis EVC001) 균주를 보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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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와 함께 비피더스균 보충제를 먹은 아기는 장의 ILA((indole-3-lactic acid)와 Galectin-1 수치가 더 높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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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A는 HMO를 영양분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젖산 성분이고, Galectin-1은 염증을 억제하는 장내 유익균을 보존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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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딘 교수는 "(아기 때) 면역계의 조절 메커니즘이 자리 잡으면 커서도 알레르기, 천식, 자가면역 질환 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라면서 "이번에 발견한 메커니즘의 일부는 예방적 차원을 넘어서 그런 질병의 치료법으로 개발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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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딘 교수와 동료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에 참여한 유아들에게 아토피성 습진, 천식, 알레르기 등이 어느 정도 생겼는지 더 긴 시간을 잡고 추적 연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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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알레르기 발생률이 훨씬 낮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유아를 대상으로 면역계 발달 과정을 비교 연구하는 것도 중장기 계획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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