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김광훈 대표 조선일보 독자의견 기고문
글쓴이 관리자 (IP: *.193.226.10) 작성일 2009-08-07 00:00 조회수 834

조선일보  2008년 5월23일 독자의견 기고문



 

[초점] 소아당뇨

"질병보다 편견이 더 괴로워요"

김광훈·한국소아당뇨인협회 공동대표                                      





우리나라의 잠재 당뇨 인구가 약 800만명이고 소아당뇨병 환우는 약 3만5000여명이나 된다. 나 역시 중학교 1학년 때인 1991년 흔히 소아당뇨병으로 불리는 제1형 당뇨병을 처음 진단받고 18년째 투병 중이다. 돌이켜보면, 학창시절부터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질병의 아픔과 금전적 어려움보다는 바로 사회적 편견이었다.

당뇨는 치료와 관리를 함께 해야 하는 평생의 생활질병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는 환우라는 인식이 희미하다. 특히 평생 인슐린 주사로 조절해야 하는 제1형 당뇨병, 즉 소아당뇨병은 거의 청소년기 이전에 발병하기 때문에 사회적 시선과 편견에 큰 영향을 받는다.

당뇨병 하면 즉각적 우스갯소리로 "사탕 달고 살았구나"라는 식의 말이 나오기 일쑤다. 평생 맞아야 하는 인슐린 주사를 가지고 '마약'에 빗댄 농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에겐 심각한 병인데도 이처럼 주변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농담이 듣기 싫어 소아당뇨 환우 대부분은 자신이 당뇨병이라는 것을 숨긴다.

게다가 소아당뇨는 성인당뇨에 비해 합병증의 진행속도와 중증의 정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심각해 사회에 적응하는 것조차 힘들다. 이 때문에 제2, 제3의 문제에 봉착하는 경우가 많다. 발병 자체가 워낙 어린 시기에 일어나다 보니 각종 보험에 가입하거나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또 아무리 중증이라고 해도 합병증으로 인한 신장이나 시각의 심각한 장애요소가 발생하기 전에는 장애인 등록이 안 돼 사회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삶의 희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더 이상 당뇨를 일반적인 만성질환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다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아당뇨인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물론 이를 위한 시설·단체조차 전무한 상태를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당뇨병, 특히 소아당뇨병에 대한 우리사회의 잘못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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