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한국소아당뇨인협회와 함께한 행복한 동행
글쓴이 관리자 (IP: *.193.226.10) 작성일 2009-12-29 00:00 조회수 770

한국소아당뇨인협회와 함께한 행복한 동행_ 2대째 당뇨 모자, 혈당 측정기도 없이 22년 


 

2형 당뇨인 남경미 어머니와 아들인 정덕수 군을 만나보았다. 18세의 정덕수 군은 2형 당뇨는 40대 이후 발병이라는 기존 인식을 깨고 2년 전 2형 당뇨가 발병하여 현재 모자가 같은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었다.
“아이 이모도 당뇨예요. 저도 당뇨인데 아이에게까지 당뇨를 물려줘서 너무 미안해요.”
고개를 숙이고 어머니는 잠시 말이 없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기자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남편과 이혼한 후 혼자서 20년째 당뇨라는 만성질환을 앓으며 아이들 셋과 살림을 꾸려온 어머니. 어머니와 세 자녀가 살기에 좁아 보이는 그 집도 그나마 (사)천사운동본부에서 보증금 1,400만 원을 대주고 월세만 어머니가 내면서 살아오고 있는데, 차상위계층 수급자로 지원받는 70만 원 중에 23만 원이 월세로 나가기 때문에 여전히 압박이 크다.

혈당도 재지 못한 채 하루 한 번 약과 주사로만 당뇨 관리
어머니와 정덕수 군은 근처 큰 병원을 다니고 있긴 했지만 두 달에 한 번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는 것이 다였고, 그 흔한 혈당 측정기 하나 없이 약과 주사에만 의존해왔다. 보통 당뇨 환자라면 최소 하루 1~2번은 혈당 측정을 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런 관리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20년이 넘게 당뇨가 진행된 어머니나 미성년인데도 성인 당뇨가 발병된 정덕수 군은 그저 병원에서 처방해준 대로 하루 한 알의 약과 주사 하나로만 당뇨를 관리해오셨던 것.
한국소아당뇨인협회에서 지원차 가져간 혈당 측정기 사용법을 설명하면서 정덕수 군의 혈당을 재보니 400mg/dL에 육박했다. 당뇨 20년째인 어머니께도 혈당 측정을 해드렸더니 350mg/dL이 나왔다. 보통 사람이라면 공복시 혈당 126mg/dL이 기준인데 두 모자의 혈당 수치는 엄청나게 높게 나온 것이다. 이 정도 수치면 시력 저하나 케톤산혈증(체내에 인슐린이 부족하면 포도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되는데 이때 생성되는 부산물인 케톤체가 몸속에 많아져서 발생하는 증상. 이 경우 혈액의 산성도가 높아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같은 부작용이 올 수도 있다.
“이 정도 수치면 입원을 했어야 했을 텐데요. 병원에서는 아무 말도 없던가요?”
“제가 먼저 입원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는데, 병원에서는 입원보다 앞으로의 관리가 중요하다며 입원을 추천하지 않았어요.”


치료보다도 생활이 먼저
당뇨가 오래되면서 신장과 눈 등 합병증까지 진행된 어머니는 병 때문에 제대로 된 직장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 남편과 이혼 후 아이들을 데려오면서 양육권을 가져왔지만 남편에게서는 일체의 양육비도 받을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주민자치센터의 복지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무슨 까닭인지 기초 수급자가 아니라 차상위계층으로 수급을 받아 매달 약 70여만 원밖에 지원받지 못했다. 요즘은 어떻게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동사무소에서 일을 도우면서 월급 50여만 원을 받았는데, 그러자 수급비가 다시 줄어 여전히 예전과 똑같이 70만 원밖에 안 되는 금액을 받게 되었다.
하루가 무섭게 점점 더 커가는 아이들, 학교에 내야 할 등록금이나 급식비는 지원이 나오지만 그 외에 월세며 기타 비용은 모두 그 70만 원에서 나가야 하기 때문에 생존 자체가 위기인 삶이었다. 당뇨에 식생활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그 적은 비용에서 아이들 셋과 살아가는 것 자체가 전쟁이었던 어머니의 고통은 얼마나 컸을까. 또한 당연히 기초수급자로 지원받아야 마땅했을 이 가족들이 차상위계층으로밖에 지원받지 못했을까, 의문이 남는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의 후원과 앞으로의 의료 지원
20년이 넘게 지속된 당뇨, 그리고 똑같은 병이 자신의 아이에게도 고스란히 물려져 어머니는 오늘도 죄책감으로 몸 둘 바를 모른다. 또한 남은 두 아이들에게도 이 무서운 병의 유전이 흐르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리고 너무나 어려운 경제 형편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는 물론, 제대로 된 식생활마저 챙겨주기가 어려운 생활이다 보니 생존 자체가 위기이다.
이날 정덕수 군 가족을 방문한 한국소아당뇨인협회는 비록 소아당뇨 환우는 아니지만 어린 나이에 2형 당뇨로 발병하여 어머니와 같이 당뇨로 고통 받는 정덕수 군을 위해 후원금 50만 원과 앞으로 지속적으로 혈당검사지(100매/월)와 혈당 측정기를 지원해드리기로 하였다. 비영리 사단법인인 한국소아당뇨인협회로서는 더 큰 도움을 드리고 싶어도 아직 협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여러 대기업 사회환원팀이나 복지재단의 도움이 절실한 형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소아당뇨인협회는 앞으로도 여전히 당뇨로 인해 고통 받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당뇨 환우, 특히 어린 나이에 발병해 학교생활에서나 심리적으로나 위축되는 소아당뇨 환우 가족을 찾아다니며 경제적 지원을 계속해나가려고 한다. 추운 올 12월, 당뇨 환우들의 몸은 힘들고 아플지라도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누군가가 그들과 함께 어려움을 맞서려고 한다는 사실에 마음만큼이라도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바란다.



 
 

기사입력 : 사단법인 한국소아당뇨인협회 홍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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