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지만 협회가 발전하려면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임원진들의 조언에 용기를 냈습니다. 소아청소년 당뇨병에 대한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환자·가족들과 스스럼 없이 소통하는 친구 같은 대표가 되겠습니다.”
만4세 때 1형당뇨병을 진단받고 30년째 동고동락하고 있는 이선영 한국소아당뇨인협회 상임대표. 하지만 ’당뇨병이 뭔 대수냐‘라는 생각으로 누구보다 활발한 사회생활을 해왔다. 12년. 그가 사회복지사로만 근무한 경력이다. 이 전문성을 살려 협회에 합류한 그는 사무처장으로 3년간 일했고 마침내 협회가 20돌을 맞은 올해 상임대표로 취임하게 됐다. 7일 열리는 소아당뇨의 날 기념식을 시작으로 정식 임기에 돌입하는 이선영 상임대표를 만났다.
- 한국소아당뇨인협회가 창립한 지 벌써 20년이나 됐다고.
한국소아당뇨인협회는 소아청소년 당뇨병환자를 위한 국내 유일의 비영리민간단체로 보건복지부 허가를 받았다. 여타 기관처럼 수익사업은 일절 하고 있지 않으며 사업자등록증도 발급받지 않은 순수공익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소아당뇨라는 이름 때문에 1형당뇨병만 지원한다는 인식도 있지만 우리 협회는 1형과 2형을 포함, 국내 모든 소아청소년 당뇨병환자와 가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20년간 구슬땀을 흘려왔다.
- 그간 다양한 사업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가장 먼저 꼽고 싶은 성과는 당뇨병 소모성 재료비의 지원 확대로 소아청소년 1형당뇨병환자들이 한결 부담 없이 질환을 관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인슐린을 투여하는 경우 다양한 소모성재료에 대한 비용도 만만찮다.
양천구를 시작으로 무려 10곳 이상의 지자체에서 소아청소년 당뇨병 지원을 위한 조례안이 제정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이다. 각 지자체에서 소아청소년 당뇨병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이는 협회가 20여 차례 국회토론회를 개최해 치료환경과 처우 개선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나아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어린이집에 종사하는 간호사가 영유아 당뇨환자의 투약행위를 도와줄 수 있음)과 학교보건법 개정안(간호사 면허를 가진 보건교사가 저혈당쇼크 등의 응급상황 시 투약행위 등 응급처치를 제공할 수 있음)이 통과되는 열매도 맺을 수 있었다.
푸른빛 희망 장학금제도 또한 소아청소년 당뇨병환자들과 가족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지급된 장학금액은 누적 10억원이 넘는다. 이밖에 당뇨캠프, 해외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행정안전부, 서울특별시, 보건복지부 공모사업으로 진행, 향후 사업성과 등을 보고함으로써 소아청소년 당뇨병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해외연수는 아이들과 가족들에게도 당뇨병에 대한 편견을 깨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해외로 나가면 더 관리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시차 적응 외에 막상 마주하는 큰 어려움은 없기 때문이다.
- 당뇨병환자 600만명 시대라지만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
당뇨병은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며 1형·2형당뇨병부터 임신성당뇨병, 관리하기 어려운 난해한 당뇨병까지 유형이 매우 다양하다. 또 유형에 따라 개인에게 나타나는 당뇨병의 특성도 다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이 부족하다 보니 현재는 언론에서조차 당뇨병이라고 통틀어 표현되고 있으며 세분화된 환자 통계도 없는 상황이다. 협회는 당뇨병 유형과 연령 등 기준을 세분화해 환자수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하고 대외적으로 발표도 하고 있다.
‘단 음식을 많이 먹어서 그렇다’는 등 소아청소년 당뇨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온라인상에선 이러한 잘못된 인식이 무자비한 댓글로 표출되고 있어 참 안타깝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당뇨병에 대한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협회의 노력은 물론 공익광고 캠페인 등 대중의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당뇨병지원센터 건립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는.
당뇨병은 유형별로 맞춤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 의료현장은 다양한 당뇨병환자를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24시간 운영되는 당뇨병지원센터가 건립되면 의료현장에서 미충족된 당뇨병환자들의 애로사항과 궁금증을 즉각 해소하고 관리에 대한 교육도 할 수 있다. 응급상황 시에도 전화로 먼저 신속하게 대처방법을 안내할 수 있다. 병원까지 안 가고도 지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해외에서도 참고할 만한 선도적인 모델이 될 것이다.
- 하반기 주목할 만한 협회의 활동은 무엇인가.
당장 다음 주인 7일에는 20주년 기념 소아당뇨의 날 기념 시상식을, 31일에는 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당뇨병교실팀과 함께 ’당당희망! 1 DAY 소아·청소년 당뇨가족 캠프‘를 개최한다. 8월에는 중부지역(충남, 충북, 대전, 세종 등)을 중심으로 1박2일 캠프를 계획 중이다. 젊은 당뇨병환자를 위한 푸른빛 희망장학금 지원사업과 매년 11월 열리는 세계당뇨병의 날 기념식 및 당뇨병 학술대회 또한 예정돼 있다.
- 협회가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당뇨병의 유형과 그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제공함으로써 소아청소년 당뇨병환자들과 가족들의 삶을 더 건강하고 활기차게 만드는 것이다. 또 관련 분야 전문가들 및 정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환자와 가족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전달하고 치료환경과 처우 개선을 이루고자 한다. 내실을 더 단단히 다지고 소아청소년 당뇨병환자와 가족들의 피부에 와닿는 다양한 사업을 기획해 협회의 발전을 이끌겠다.
- 소아청소년 당뇨병환자와 가족들에게 조언한다면.
일단 부모님들에겐 자책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아이가 당뇨병에 걸린 이유가 부모 때문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누구에게나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과 동고동락하면서 자기 인생을 잘 꾸려갈 수 있도록 묵묵히 응원해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다.
아이들은 학교생활이 가장 큰 어려움일 것이다. 만일 친했던 친구가 당뇨병환자라는 것을 알고 거리를 둔다면 그 친구와의 인연은 딱 거기까지라고 생각해야 한다. 미련 없이 훌훌 털어내야 더 나은 나로 성장할 수 있다. 그렇게 하다 보면 내 병에 대해 진심으로 이해하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
당뇨병환자라고 해서 위축될 이유도 전혀 없다. 혈당을 확인하고 인슐린을 투여하는 것을 빼면 공부도, 놀러 가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른 또래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누리면서 즐겁게 생활했으면 한다. 마음을 단단하게 먹고 스스로 세운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하면 그 누구도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다.
※소아·청소년 당뇨병에 관한 더 자세한 자료는 공식홈페이지와 공식카페에서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1형 당뇨병은 췌장장애 입니다!!” 한국소아당뇨인협회(보건복지부지정)
공식카페 http://cafe.naver.com/iddm
후원계좌번호 SC제일은행 481-20-022296 예금주 한국소아당뇨인협회(기부금영수증 발행)
http://iddm.kr/support/index <-클릭 한국소아당뇨인협회 후원 정회원 바로가기
[대한당뇨병연합 유튜브] 2025년 2월 21일 1형당뇨병 장애인정 연구결과 발표와 촉구를 위한 두 번째 국회 기자회견 유튜브 다시보기
[대한당뇨병연합 유튜브] 2024년 8월 7일 "1형 당뇨병은 췌장장애 입니다!" 1형 당뇨병의 장애인정 촉구를 위한 국회소통관 기자회견 유튜브 다시보기